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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비전업강사에 대한 임금 차별은 위법·무효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201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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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업강사에 대한 임금 차별은 위법·무효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 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1. 대법원은 최근 국립대에 근무하는 시간강사에게 전업강사(다른 직업 또는 소득이 없이 강의에만 전념하는 강사) 강의료를 지급했다가 나중에 비전업강사로 확인되자 기지급된 전업강사 강의료 중 비전업강사 강의료와의 차액분을 반환 통보하고 해당 강사에게 그 이후부터는 비전업강사 강의료 수준으로 감액지급(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한 사건에서, 비전업강사에게 전업강사와 비교해 차등 임금을 지급(시간당 강의료가 전업강사는 8만원, 비전업강사는 3만원이었음)한 것은 위법하고 이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 부분은 무효라고 판단하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대법원은 해당 판결에서 근로기준법 6조의 균등대우원칙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8조에서 정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헌법 11조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므로 국립대 장은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은 물론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노동자에게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처분은 전업 여부나 사용자측의 재정 상황이라는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임금 차등을 둔 것이므로 이는 합리적 이유가 될 수 없고, 이와 같은 차등 임금 약정은 위 헌법과 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 조항에 위배되므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2. 위 판결 이전 법리에 따르면 같은 비정규직(비전업강사와 전업강사는 모두 기간제 및 단시간노동자다)인 비전업강사가 전업강사와의 차등 임금을 이유로 차액분에 대한 임금청구를 하고자 할 경우 어떤 법리 구성을 할 수 있을지 난감한 것이 사실이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은 소위 비정규직의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시정만을 규정하고 있고, 헌법상 평등원칙을 직접 근거로 차액 임금청구를 구성하는 것 또한 헌법해석상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근로기준법 6조에 명시된 사회적 신분 등으로 포섭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법원은 최근에야 MBC 사건(서울남부지법 2014가합3505)과 경찰청 사건(서울중앙지법 2017가합507736)에서 무기계약직을 사회적 신분으로 인정하는 정도다], 남녀고용평등법의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또한 남녀 간에만 적용되는 듯한 판시가 있을 뿐이었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다101011 판결, 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도3883 판결 등 참조).

3. 그런데 이번 판결은 비전업강사의 임금 차별을 헌법과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이번 판결은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 등 이외에도 전업 여부 등 근로 내용과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차별은 균등대우원칙 등에 위배돼 인정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근로기준법 6조에 명시된 차별금지 사유는 예시적인 것으로 판단한 첫 판결로 보인다. 향후 같은 비정규직 내부나 같은 정규직 내부 차별 등 다양한 차별 사례에서 위법으로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둘째, 이번 판결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성별 구분 없이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기존 판결은 ‘동일가치노동’을 ‘서로 비교되는 남녀 간의 노동’을 전제로 판단했으나 이번 판결은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라고 표현) 위 원칙의 규범력을 확대했다.

셋째, 이번 판결은 균등대우원칙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헌법상 평등원칙을 구체화한 것으로 명확히 판단함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영역에서 평등원칙에 반하는 공권력의 행사를 위법한 것으로 명확히 하고 근로관계 영역에서 헌법상 평등원칙의 규범력을 확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4. 현재 전체 대학 교원의 약 40%가 강사고 그중 약 40%가 소위 비전업강사다. 비전업강사의 강의료는 정부 정책에 따라 해마다 전업강사와 그 격차가 심화해 현재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같은 강의를 하면서 불분명한 기준인 ‘전업’ 여부에 따라 이렇게 큰 임금 차이가 난다는 현실이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4년 만에 선고를 내린 것으로 전업·비전업강사라는 불분명한 기준을 이유로 한 장기간 왜곡되고 불합리한 강의료 지급 행태에 종지부를 찍어 강사들의 임금 및 고용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번 판결로 정부는 국립대 비전업강사에 대한 차액 임금을 소급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였고, 향후 비전업강사의 차등 임금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판결은 국립대 강사에 대한 사건이지만 법리상 공립과 사립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지자체와 학교법인 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번 판결은 저임금 비전업강사 양산이라는 대학들의 꼼수를 제어해 고용구조 개선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임금의 하향평준화나 강사 고용 축소라는 부정적 조치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대법원 판결 내용과 취지에 부합하는 긍정적 조치를 선도해 전체 강사의 처우 및 고용형태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용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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