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0) [채널A] (더깊은뉴스)시간강사 울리는 시간강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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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5-12 10:23 조회1,609회 댓글0건본문
http://www.ichannela.com/news/main/news_detailPage.do?publishId=000000099271
[더깊은뉴스]시간강사 울리는 시간강사법
박사 학위를 따고 대학 강단에 서지만, 최저 임금도 못받는 고급인력. 바로 시간 강사들인데요.
이들을 보호한다며 만든 법은 오히려 이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최주현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기사내용]
[애니메이션음]
"동수가 너 교수한다고 그러던데, 성공했네. 정년 보장에, 페이 좋지, 존경 받지 (난 그냥 시간 강사야)"
똑같이 대학 강단에 서지만, 속칭 '보따리 장수'로 불리는 처량한 신세.
교수라는 꿈을 쫒는 고단한 삶은 오늘도 이어집니다.
[애니메이션음]
"최 교수 입김이면 거의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나는 이걸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제발..."
[서울 영등포동]
"김 박사 잘 지냈나?
(오랜만에 뵙네요. 요즘에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냥 뭐 백수네, 강의를 못해서."
이번 학기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시간 강사들.
둘 다 마흔을 훌쩍 넘겼지만, 백수에, 총각입니다.
[천모 씨 / 시간강사 20년 경력]
"만나는 사람은 없고?"
[김모 씨 / 시간 강사 10년]
"있겠어요? 만나주지도 않고요. 뭐 허울 좋은, 빚 좋은 개살구죠. 솔직히 강사 월급으로 어디 가서 밥 한끼라도 살 수 있겠어요."
신세 한탄은 "지금껏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하는 자조로까지 이어집니다.
[천모 씨 / 시간강사 20년 경력]
"(두분이 생각하시는 시간 강사는 어떤 것 같아요?)
봇짐 장수고, 보따리 장수고, 역마살이죠.
어디라도 가서 하는데 처우는 최저 임금 조차 받지 못하고,
[김모 씨 / 시간강사 10년 경력]
"(수업 중 조는 학생에게) '아르바이트 해서 얼마를 벌길래 그러냐' 했더니 제 급여의 두 배가 넘는 거에요.
차라리 저 학생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나보다"
'지도교수의 논문 수십편을 대필했고, 교수를 시켜주는 대가로 대학 측이 수억 원을 요구했다' '
교수님을 처벌해주세요'
한 지방대 시간 강사가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시간 강사의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한 법안을 내놨습니다.
시간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고, 4대 보험 혜택도 주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지난 연말까지 무려 네번이나 시행이 연기됐습니다.
혜택을 보는 시간 강사들이 오히려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1년]
"저쪽이 저희가 천막쳤던 곳이에요. 그때 2015년 12월 29일이었는데, 너무 몰라서 용감하게 (천막을) 쳤죠."
11년 간 음악대학 시간강사였던 전유진 씨.
3년 전 겨울, 백 십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무더기로 해고됐습니다.
이유조차 듣지 못했고, 시간강사법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5년]
"시간강사법이 시행되기 전에 미리 시간강사들을 정리하면서 문제가 될 소지나 싹을 짤라버리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
시간강사법은 한주에 9시간 이상 강의를 하는 강사에게 교원 대우를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에도 급여를 지급하고, 1년 이상의 고용 보장과 4대 보험 혜택도 줘야 합니다.
지난해 이 기준을 충족한 시간강사는 전체의 0.05%에 불과했습니다.
2012년 법이 통과된 뒤, 이 기준을 벗어난 나머지 99.95%의 시간 강사들은 쫓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해고 쓰나미 속에 11만 명에 가까웠던 시간 강사들은 5년 만에 7만명 선으로 급감했습니다.
맡았던 강의가 전임 교수들에게 돌아가면서, 빠듯했던 수입은 더 줄었습니다.
서너개 대학을 전전하거나, 과외 같은 아르바이트도 해야합니다.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5년]
"시간 강사만 해서 생활이 되지 않아요.저도 이번 학기에 학교를 세군데 나가고 있는데, 저희가 다른 일을 같이 겸직을 해야되는 상황이예요."
[현장음]
"(약속을 하고 오셔야지, 일방적으로…) 아니, 항의 서한 전달 하는데 무슨 약속을 하고 옵니까, 항의하러 온거예요."
총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접근조차 거부된 시간 강사들.
이들에게 시간강사법은 '빛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임순광 /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흔히 말하는 껍데기만 교원, 무늬만 교원이라고 하는 것이 법에 다 명시가 되어있어요. 법이 시행되면 시간 강사보다 열악한 형태의 비정규 교원들이 양산될 것이다."
법대로라면, 시간 강사는 교원 지위를 얻어도
정규직 교원이 받는 공무원 연금이나 사학 연금은 커녕 연구비 청구조차 할 수 없습니다.
독소조항 투성인 시간강사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그동안 여러 단체 협의가 불발이 됐어요. 판이 깨져버렸더라고요. 협의체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하는 가운데 이야기하자"
시간 강사들을 비용으로 보는 대학들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최주현입니다.
최주현 기자(choigo@donga.com)
연출 : 송 민
구성 : 고정화 이소희
이들을 보호한다며 만든 법은 오히려 이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최주현 기자의 '더깊은 뉴스'입니다.
[기사내용]
[애니메이션음]
"동수가 너 교수한다고 그러던데, 성공했네. 정년 보장에, 페이 좋지, 존경 받지 (난 그냥 시간 강사야)"
똑같이 대학 강단에 서지만, 속칭 '보따리 장수'로 불리는 처량한 신세.
교수라는 꿈을 쫒는 고단한 삶은 오늘도 이어집니다.
[애니메이션음]
"최 교수 입김이면 거의 결정되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나는 이걸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제발..."
[서울 영등포동]
"김 박사 잘 지냈나?
(오랜만에 뵙네요. 요즘에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냥 뭐 백수네, 강의를 못해서."
이번 학기에 더 이상 나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 시간 강사들.
둘 다 마흔을 훌쩍 넘겼지만, 백수에, 총각입니다.
[천모 씨 / 시간강사 20년 경력]
"만나는 사람은 없고?"
[김모 씨 / 시간 강사 10년]
"있겠어요? 만나주지도 않고요. 뭐 허울 좋은, 빚 좋은 개살구죠. 솔직히 강사 월급으로 어디 가서 밥 한끼라도 살 수 있겠어요."
신세 한탄은 "지금껏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하는 자조로까지 이어집니다.
[천모 씨 / 시간강사 20년 경력]
"(두분이 생각하시는 시간 강사는 어떤 것 같아요?)
봇짐 장수고, 보따리 장수고, 역마살이죠.
어디라도 가서 하는데 처우는 최저 임금 조차 받지 못하고,
[김모 씨 / 시간강사 10년 경력]
"(수업 중 조는 학생에게) '아르바이트 해서 얼마를 벌길래 그러냐' 했더니 제 급여의 두 배가 넘는 거에요.
차라리 저 학생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나보다"
'지도교수의 논문 수십편을 대필했고, 교수를 시켜주는 대가로 대학 측이 수억 원을 요구했다' '
교수님을 처벌해주세요'
한 지방대 시간 강사가 목숨을 끊으며 남긴 유서입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는 시간 강사의 처우 개선을 골자로 한 법안을 내놨습니다.
시간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고, 4대 보험 혜택도 주는 내용인데요.
하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은 지난 연말까지 무려 네번이나 시행이 연기됐습니다.
혜택을 보는 시간 강사들이 오히려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1년]
"저쪽이 저희가 천막쳤던 곳이에요. 그때 2015년 12월 29일이었는데, 너무 몰라서 용감하게 (천막을) 쳤죠."
11년 간 음악대학 시간강사였던 전유진 씨.
3년 전 겨울, 백 십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무더기로 해고됐습니다.
이유조차 듣지 못했고, 시간강사법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5년]
"시간강사법이 시행되기 전에 미리 시간강사들을 정리하면서 문제가 될 소지나 싹을 짤라버리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
시간강사법은 한주에 9시간 이상 강의를 하는 강사에게 교원 대우를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에도 급여를 지급하고, 1년 이상의 고용 보장과 4대 보험 혜택도 줘야 합니다.
지난해 이 기준을 충족한 시간강사는 전체의 0.05%에 불과했습니다.
2012년 법이 통과된 뒤, 이 기준을 벗어난 나머지 99.95%의 시간 강사들은 쫓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해고 쓰나미 속에 11만 명에 가까웠던 시간 강사들은 5년 만에 7만명 선으로 급감했습니다.
맡았던 강의가 전임 교수들에게 돌아가면서, 빠듯했던 수입은 더 줄었습니다.
서너개 대학을 전전하거나, 과외 같은 아르바이트도 해야합니다.
[전유진 / 시간강사 경력 15년]
"시간 강사만 해서 생활이 되지 않아요.저도 이번 학기에 학교를 세군데 나가고 있는데, 저희가 다른 일을 같이 겸직을 해야되는 상황이예요."
[현장음]
"(약속을 하고 오셔야지, 일방적으로…) 아니, 항의 서한 전달 하는데 무슨 약속을 하고 옵니까, 항의하러 온거예요."
총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접근조차 거부된 시간 강사들.
이들에게 시간강사법은 '빛좋은 개살구'일 뿐입니다.
[임순광 /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흔히 말하는 껍데기만 교원, 무늬만 교원이라고 하는 것이 법에 다 명시가 되어있어요. 법이 시행되면 시간 강사보다 열악한 형태의 비정규 교원들이 양산될 것이다."
법대로라면, 시간 강사는 교원 지위를 얻어도
정규직 교원이 받는 공무원 연금이나 사학 연금은 커녕 연구비 청구조차 할 수 없습니다.
독소조항 투성인 시간강사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이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관계자]
"그동안 여러 단체 협의가 불발이 됐어요. 판이 깨져버렸더라고요. 협의체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동의하는 가운데 이야기하자"
시간 강사들을 비용으로 보는 대학들의 태도가 개선되지 않으면,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 A 뉴스 최주현입니다.
최주현 기자(choigo@donga.com)
연출 : 송 민
구성 : 고정화 이소희
그래픽 : 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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