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전 교수협의회 의장’에 대한 징계를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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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4-12 00:12 조회380회 댓글0건본문
제목 : 영남대학교 ‘전 교수협의회 의장’에 대한 징계를 반대합니다.
1. 이 글의 핵심 취지
총장님 및 영남대학교 법무감사팀이 현재 진행중인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의 징계 시도를 멈추어 주실 것을 간곡히 청원합니다.
2. 이 글을 쓰게 된 동기
저는 국어국문학과 강사 최병해라고 합니다. 얼마 전 영남대학교 민주동문회에서 문자가 왔는데, 그것을 보고 영남대학교 본부측이 공적인 일로 본부측과 반대 입장에 섰던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을 징계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개 강사 신분으로 이 일에 나서는 것이 외람되지만, 제가 영남대학교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총장님이나 법무 감사팀보다 작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영남대학교 다닌 덕분에 시인 등단도 했고, 평론가 등단도 했으며, 학부때부터 지금까지 늘 한복을 입고 다녔습니다. 이것까지 밝히는 것은 제가 아주 주변머리 없는 사람이 아니란 것과, 또 저의 모든 것을 걸고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이 징계 시도는 분명 영남대학교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고, 총장님이나 범무 감사팀이 감사를 진행하게 되면, 이것은 분명 학교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3. 법무감사팀이 ‘전 교수회 의장님’께 보낸 징계 사유
(1) 2019. 5. 8. 교수회 주최 외부인사 초청 특별강연 개최
귀하는 영남대학교 교수회 이름으로 2019. 5. 8. 오후 3시경에 문과대학 101호에서 대학이 사전에 불허한 외부인사 초청 특별강연회(상해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특별강연: 독립운동, 백산무역, 그리고 민립대학)를 강행하고, 안동대 경북발전연구소와 공동으로 2019. 5. 21. 오후 2시경 병산서원(경북 안동시 소재)에서 동일한 외부인사를 초청하여 특별강연(백산무역 100주년과 민립대학)을 개최하고,
(2) 2019. 8. 8. 우리 대학 소속 교수 관련 고소 및 관련 기자회견
2019. 8. 8.경 참여연대, 노석균 전임 총장과 공동으로 우리 대학 교수를 업무상 배임, 사기, 강요 등으로 대구지방검찰청에 고소하면서 그 내용과 관련하여 대구 YMCA청소년회관에서 “영남학원의 공공성과 투명성 회복을 위한 기자회견(이하 “2019. 8. 8.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위 교수에 관하여 업무상 배임, 사기, 강요 등 의혹을 제기하였으며,
(3) 2019. 10. 11. 검찰개혁 3차 대구촛불집회 시 우리 대학 관련 언행
2019. 10. 11. 민간단체 주최로 대구시 동성로에서 개최된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대구3차 촛불문화제”에 연사로 출연하여 우리 대학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고,
(4) 2020. 10. 19. 교수회 명의로 타대학 캠퍼스에서의 시위 및 현수막 설치
교수회 명의로 비정규직교수노조(권오근 위원장) 등과 함께 2020. 10. 19.경 2020년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 앞에서 “총장선출 규정 개정 부결, 박정희새마을사업, 모 교수 등에 대한 교육부 감사 촉구” 명목으로 기습적인 피켓 시위를 하면서, 우리 대학의 학내 현안과 관련한 허위내용의 현수막을 다량 제작하여 설치하였음
4. ‘전 교수회의장님’에 대한 징계를 반대하는 이유
첫째, 대학은 진리를 추구하는 곳이고, 진리는 흑백논리처럼 하나만 옳고 나머지는 그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징계 사유로 본 4가지 사유는 대학의 교수, 특히 교수회 의장이 할 수 있는 직무이자 진리 추구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징계 사유 (1)의 활동은 학교를 설립한 분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고, 징계 사유 (2)~(4)의 활동은 학교 운영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있고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표출한 활동이고, 또 학교 운영 과정에 의혹이 있을 때,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을 규명하고 바로잡기 위한 활동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의 구성원은 교원, 직원, 학생인데, 교원의 대표인 교수협의회 의장은 대학의 민주와 자치를 상징하는 직위입니다. 교원들의 직접 선거에 의해 선출된 교수회의장은 총장이 독단적인 행정을 펼 경우, 그것을 견제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직무이기도 합니다. 위의 징계 사유는 의장으로서 정당한 직무 수행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며, 이것을 문제 삼아 징계를 시도하는 것은 월권이라 생각하고, 영남대학교의 자유로운 언로를 막고 이견을 봉쇄하는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영남대학교 교가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보라 여기 신라의 옛땅, 민족의 혼이 살아 뛰는 곳
금호강 기슭 달구벌 언덕 장엄하다 진리의 전당
어둠과 거짓 물리치려고 밝음과 참됨 가르치시네
너 슬기론 젊은 혼들아 너 억센 젊은 힘들아
새 역사의 창조자 되라 겨레를 위해 인류를 위해
아 조국과 함께 크는 영남대학교
아 정의의 샘터여 학문의 등대여
저는 이 교가에 비추어 볼 때,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의 활동은 밑줄 친 ‘진리’와 ‘밝음’, ‘참됨’, ‘정의’ ‘학문’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가에도 나와 있는 그런 활동이 어찌 ‘교수협의회’ 의장을 징계하는 사유가 되겠습니까?
둘째, 세부적으로 (1)의 문제에 대해서 학교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지하듯이 문파 최준 선생님은 독립운동가이자 영남대학교의 전신인 대구대학교의 설립자입니다. 물론 저는 영남대학교의 발전에 박정희 대통령님의 공적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설립자를 기리고 추모하는 활동이 왜 징계 사유 1번이 되어야 합니까? 오히려 독립운동가인 설립자의 위상을 제대로 살리면 위의 영남대 교가에 나오는 ‘민족의 혼이 살아 뛰는 곳’이란 말이 더욱 사실성과 진정성을 얻게 됩니다. 저는 문파 선생은 학교를 설립한 시조이고, 박정희 대통령은 학교를 발전시킨 중시조라고 생각합니다. 둘 중 하나를 부정하면 자기 뿌리를 부정하는 일이고 정신적인 절름발이가 될 뿐입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부정하는 집안은, 그 아들이 다시 그 아버지를 부정할 것입니다. 부디 생각을 바꾸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셋째, 이 징계 시도는 필연적으로 외부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모두 직무와 관련된 일이고 공적인 활동입니다. 그리고 그 활동은 깨어 있는 지성인의 활동이고, 넓게 보면 진리 추구 활동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공적인 활동이나 지성인의 비판 활동을 징계한다면 영남대는 진리 탐구라는 대학의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외부로부터 숱한 손가락질을 받을 것입니다. 이 일은 영남대학교의 또 하나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입이다. 그리고 많은 재학생이나 졸업생들은 학교의 이런 상황에 대해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징계 시도는 영남대학교가 나아가야 할 길이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넷째, 이 징계 시도가 대학의 다른 교수님이나 구성원들에게 미리 본보기로 두려움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는 성공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이 그것에 수긍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 시도는 언젠가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될 것입니다. 영남대학교는 총장님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또한 총장님보다 영남대학교는 훨씬 길고 깊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학교 역사에 누를 끼치는 결정을 내리지 말아 주십시오. 그래도 굳이 징계를 원하신다면, 교수와 강사 및 재학생 전체를 통한 투표로 진행해 주십시오.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우리 구성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방향으로 진행해 주십시오.
교수협의회 의장까지 징계를 당하는 것을 보면서 일개 강사인 제가 왜 두려움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또한 최소한 의로운 활동을 한 분을 광야에 홀로 외롭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불의라는 것을 알면서 입을 닫고 있으려니 ‘이렇게 줏대 없이 살아가야 하나’하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제 자식에게 쪽팔리는 아버지가 되는 것 같고,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선생이 되는 것 같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 글을 올립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저는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과 몇 번 마주치면서 인사를 한 사이일 뿐이고,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거나 만난 적이 없는 사이입니다. 단지 얼굴만 아는 사이입니다. 맹세합니다. 이 징계 사유를 알게 된 것은 영남대학교 민주동문회에서 단체로 카톡 문자를 보내왔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괜히 저를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과 엮거나 관계지어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만약 제가 모르는 다른 교수님이어도 이런 일이 당했어도 이렇게 똑같은 글을 썼을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 이름도 쓰지 않았습니다.
이 글은 온전히 제 생각이니, 비판을 받든 호응을 받든 책임은 모두 제가 지겠습니다. 알고 있는 변호사님의 자문도 거쳐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회신도 받았습니다. 그러니 혹시 해서 말씀드리는데 운영자님께서 임의로 이 글을 삭제하지 말아 주십시오. 삭제하더라도 또 올릴 것이고, 그래도 안 되면 청와대 청원 사이트에라도 올릴 생각입니다. 저는 일개 강사지만, 제가 하는 이 일이 옳다고 생각하므로 멈추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일이 외부로 퍼져나가면 분명 학교의 위신을 크게 추락시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 전에 내부에서 공정한 논의를 거쳐 전 교수협의회 의장님의 징계 시도가 철회되기를 간절히 간절히 빕니다.
2021년 3월 23일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강사 최병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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