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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2) 위원장 신년인사 / 조합원 단결! 2012 임단투 승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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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5-17 11:17 조회1,3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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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조합원 선생님께.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와 함께 지냈던 프랑스의 철학자 레지 드브레는 지식인의 의무에 대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서구에서 원래 교수(Professor)나 전문인(Professional)의 임무는 ‘공언 또는 고백(profess)’ 하는 데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지식인(intellectual)이라는 표현은 19세기말의 드레퓌스 사건을 둘러싸고 좌파든 우파든 어떤 도덕적 견해를 밝히는 사람들을 가리키기 위해서 등장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우리는 지식인입니다. 우리는 교육자입니다. 우리는 전문인입니다.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고 대학이 기업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본질적으로 ‘임금 노동자’입니다. 우리는 노동자로서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행복한 삶을 일구어 가기 위해서, 전문인으로서 좀 더 세상을 잘 탐구하기 위해서, 교육자로서 양질의 교육을 하기 위해서, 지식인으로서 세상사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공언하기 위해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함께 투쟁하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더 나은 대학과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여 왔습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를 강타한 각종 투쟁에 개입하면서 대학의 교육자?학자?연구자들로 구성된 지식인 노조, 비정규교수노조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당당하게 행동하여 왔습니다.

등록금 투쟁에 개입하여서는 ‘교원의 임금을 국가가 책임져야 교육 공공성의 기초가 확보된다’는 주장(즉, 교수들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자신들의 임금을 채우지 않도록 시스템의 전환 촉구)을 하였습니다.
비리재단 복귀 반대 등의 대학 민주화 투쟁에 나서서는 ‘대학 자본의 폐해와 함께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문제점’을 지적(즉, 대학의 기업화로 인한 투기와 불안정노동 증가 및 일부 정규교수들과 이사들의 권력 독점 비판)하였습니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철폐를 위한 각종 투쟁에 동참 하여서는 바로 ‘우리가 저임금 시급 노동자이고 문자 연락도 없이 수시로 해고당하는 현대판 노비’이며 그 원인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대학과 정치권력이 결탁하여 만든 시간강사제도에 있다고 널리 알렸습니다.
이 외에도 올바른 대안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에서 시간강사법 제정 저지와 폐기 투쟁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는 여기서 굳이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여러분들께서 더 잘 아시리라 봅니다.

조합원 여러분, 하지만 아직 우리가 이루어 낸 것은 미약합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으며 정권 연장으로 인하여 더 나쁜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추진될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2012년 임금단체협약쟁취 투쟁 역시 학교 간의 담합과 몰상식한 대응으로 인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남대는 노조를 아예 무시하고 있으며, 국립대 3개 대학들(경북대, 전남대, 부산대)은 서로 다른 대학들이 다 타결되어야 협상에 나서겠다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조선대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제 우리가 취할 길은 오로지 조합원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결과 공동 투쟁입니다.

2010년 임단투에서는 경북대와 조선대가 2011년 2월 10일 전후하여 협상이 타결된 바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계속 저런 자세로 나온다면 그 기록을 깨게 될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제 막 파업을 처음 해 본 부산대분회나 작년에 일찍 타결하였던 전남대분회의 조합원들께서는 익숙하지 않은 경험에 대하여 일말의 불안감을 가지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동료들에 대한 신뢰로 잘 극복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각 분회는 조만간 2013년 조합원 신년회를 성대하게 열어 주십시오. 거기서 우리 문제의 본질과 해법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파업 대응 교육도 함께 합시다. 이제부터는 학교 측을 압박하는 투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로 접어들기에 매일 선전전(투쟁가요 틀기, 우리 요구 주장 발언, 피켓팅 등)과 함께 1주일에 2~3차례는 오후 5시 30분부터 6시 30분 정도 ‘촛불 문화제’도 개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짧은 영상물도 틀고, 노래도 배우고, 조합원들이 준비한 공연도 보고, 연대 단위들의 발언과 공연도 듣고, 교육혁명에 관한 미니 강연도 하고,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조언도 하고, 학생과 교수 발언(증언)도 배치하여 우리가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 줍시다. 본조도 국회와 정부를 압박하는 조치와 함께 학생, 학부모, 교원, 노동단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1월 7일(월)에는 그 동안의 상황을 정리하고 학교의 탄압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열 것입니다. 1월 15일(화)에는 우리의 힘을 결집시킨 집회와 본조 대의원대회를 연달아 서울에서 개최할 것입니다. 오후 2시에 집회를 한 뒤 오후 3시 30분부터는 본조 위원장 선거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1월 초순과 중순의 적절한 시기에 연대 단체들의 지지 성명서 발표나 기자회견도 이어질 것입니다. 좀 더 강고한 투쟁도 추가로 준비하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나만 살면 된다는 생각에 빠진 사회는 때로 나치와 파쇼의 준동을 불러왔습니다. 어제는 다른 마을, 오늘은 옆집, 내일은 바로 내 차례와 같은 방식으로 피지배집단을 각개 격파하며 파시즘은 세상을 장악하였습니다. 지배 집단은 피지배 집단을 먼저 분열시키고 이후 가장 약한 고리부터 하나씩 제거해 갑니다. 우린 그러한 자본의 노-노 분열 책동과 분할지배전략을 극복해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 방편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이번 파업에 동참하지 못한 분들이 우리 파업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드리는 것입니다. 파업에 참가하지 못해 미안하신 분들은 후원을 하시든 지지방문이나 농성장 당번을 하시든 어떻게든 힘을 보태어 주십시오. 자기 합리화를 위해 외면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파업 참가자들에게 힘을 북돋워주십시오.

파업에 나선 분들께서는 본인의 선구자적 선택에 자긍심을 가져 주십시오. 타인을 비난하기보다 스스로를 믿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게 우리 싸움의 특징입니다. 우리가 공부에 전념하다 사회 부조리에 대한 저항을 조금 늦게 시작했다 하더라도 교수 노동자의 신념으로 끝까지 할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보여 주십시오.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 교육환경이 개선되고 연구환경이 나아지고 우리의 삶이 덜 팍팍해 집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의 위협이 조금은 줄어듭니다. 더 나은 대안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한 때 진리를 발견하기만 하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세상을 올바로 인식하는 것과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탐욕적 자본주의에서 핍박받는 사람들이 지식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 이상입니다. 그 지식인들이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 투쟁은 대학의 현실을 폭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해석과 동시에 변혁에 직접 나서야 합니다.

세상이 바뀌길 원한다면 대학이 올바로 변화되길 바란다면 이번 파업 투쟁에서 꼭 승리해야 합니다. 노동자, 교육자, 학자로서 어렵게 파업 투쟁까지 온 우리, 마침내 투쟁 전선에 우뚝 선 우리, 단결과 연대 투쟁으로 기필코 승리합시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투쟁!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임 순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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