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2) 6월24일 전국비정규교수대회 결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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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5-18 11:03 조회1,297회 댓글0건본문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2014년 6월 24일 대한문 앞에서 전국 비정규교수대회를 열었습니다.
교육부가 2014년 벽두부터 대학평가와 연계하고 장부 재정지원 사업 평가에도 반영하는 방식으로
학생정원을 줄이도록 대학을 압박하며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니 지금 대학 여기저기 갈등과 혼란이
입니다. 당장의 평가지표 올리기에 급급한 대학은 마구잡이 학과통폐합도 주저하지 않아 구성원의
반발이 터져 나옵니다. 취업률 지표가 낮기 마련인 기초학문 분야가 주로 표적이 되니 기초학문은
설자리가 무너질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비정규교수에게는 언제나 그렇듯 구조조정 칼끝이 맨 먼저 들어옵니다. 고용유연성이
그야말로 말랑말랑해 쳐내기 쉬우니 영순위 대상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학에 몸담고 살아가는 교육자, 연구자로서 수치놀음으로 교육의 질을 재겠다는
잘못된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비정규교수에게 가하는 불의와 맞서 싸울 것입니다. 우리의 결의를
다지고 앞으로 나가고자 전국 분회 조합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대학 공공성 실현, 대학구조조정 저지, 비정규교수 고용안정 쟁취,
강사법 개정투쟁 승리를 위한 결의문
오늘 여기 모인 우리 비정규교수들은 교육부가 대학구조를 개혁한다고 빼든 2014년 구조조정 정책의 칼날 맨 앞에 서 있다. 비정규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대학정원을 줄이면서 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구조조정의 영순위 대상자다.
비정규교수는 누구인가. 바로 전임교수와 나란히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절반을 담당하는 교육자요 연구자다. 그런데도 사학재단의 이익을 먼저 도모하면서 이들 비정규교수를 고용불안에 떠는 ‘한학기살이’로 둔 채, 싸구려 시급 임금에 옭아맨 채, 교육부는 또다시 교육의 질과 경쟁력 제고를 떠벌린다. 술수를 부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교육자의 절반을 열악한 조건에 놔두고 교육이 나아지게 할까.
교육부는 대학평가 기준에서 수를 썼다. 전임교원 확보율과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 지표에 반영하는 조건을 느슨히 풀어 꼼수를 부릴 여지를 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편법 쓰기에 도가 터 정년 전임교원으로 원칙대로 할 대학들이 아닌데 교육의 질을 관리하는 주무부서가 비정규직 전임교원도 전임교원 확보율에 넣는 길을 냉큼 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수법이 지금 평가지표 높이기에 급급한 대학들이 전임교원 확보율을 쑥 올리는 비법이다. 여기다 전임교원의 책임시수를 늘리는 잔꾀로 전임교원 강의담당비율을 높이라고 채근할 정도다. 교육부가 알게 모르게 부추기는 이런 변칙으로 평가 점수를 높여 교육의 질이 좋아진 듯 호도할진 몰라도 교육현장은 한편으로는 비정규직 교원이 넘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가 강단에서 쫓겨나며 나아지기커녕 혼란스럽기만 할 것이다.
교육의 질을 읊어대면서도 질을 위한 바탕은 규제완화로 일관하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비정규직 교원을 일반화해 강사법 개정 활동에도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 교육부가 대학들이 낮은 조건으로 비정규직을 쉽게 쓰고 버려도 눈감아주며 강사법 유예기간을 틈타 기존 법을 더 후퇴시킬 궁리를 내비치니 강사법을 올바르게 바꾸려는 노력은 곳곳에서 저항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비정규교수의 고용안정을 꾀하고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제대로 해 고등교육 정상화를 앞당길 의지가 없다면 대학교육도 끝내는 또 하나의 문제투성이 ‘세월호’가 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질 좋은 교육은 엄격한 원칙과 기준을 세우고 그를 충실히 지키는 데서 나온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대전환기를 진정 대학을 개혁할 계기로 삼으려면 지금 대학에 만연한 변칙, 비정상을 밑바닥부터 뜯어고치는 길로 가야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걸맞게 고등교육재정을 투입하여 대학공공성도 강화하고 법정 교원충원률 100%에 교원 1인당 학생 수도 OECD 수준으로 과감히 변혁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사학의 이윤과 영리가 아닌 사람을 먼저 고려하고 배려하는 정책에서 시작한다.
지금 대학사회는 교육부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으로 곳곳이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우리 비정규교수도 그 칼춤에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 대학을 망치는 단칼배기식 구조조정에 맞서 싸울 것이다. 대학교육이 제자리를 찾고 비정규교수가 교육과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런 의지를 모아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대학공공성을 실현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하나, 우리는 비정규교수의 고용안정 쟁취와 강사법 개정투쟁 승리를 위해 매진할 것이다.
2014년 6월 24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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