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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0) 교과부의 망국적 시간강사법 입법예고를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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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5-17 10:44 조회6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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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두 차례의 태풍이 지나갔다. 곳곳에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다. 인간 모두에게 동등할 것 같은 자연재해도 사실은 불평등하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부분이 피해를 입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익을 보는 자도 일부 있고 약간의 불편함을 겪는 사람도 있으며 생명의 위협까지 받는 이도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30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013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간강사법’은 대학 구성원들에게는 잔혹한 신자유주의 광풍이다. 재정 추계도 없이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정부와 정치권의 무책임함으로 인하여 앞으로 직원들은 업무 과부하에 시달릴 것이고, 전임교원들은 잔업을 더 해야 할 것이며, 학생들은 강좌 수 축소와 수강 인원 증가로 인해 수업권의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립대학 재단들은 잠시 이득을 볼 지도 모른다. 정규교수 대신 비정규직을 써도 별 문제가 없으니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사람들은 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들, 박봉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머물 곳도 없이 대학을 떠돌다 이제는 쫓겨나게 될 상처받은 영혼들이다. 왜냐하면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시간강사법에 의해 시간강사 1만 명 정도가 해고당하고 전임교원이 될 희망이 꺾이기 때문이다. 많은 비정규교수가 해고라는 사회적 타살을 당하고 일부 살아남은 사람 또한 연명할 이유가 사라지게 만드는 희대의 악법, 시간강사법의 시행령이 태풍이 강타한 여기에서 오늘 입법예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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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가 시간강사법 시행령에 관하여 19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8월 30일에 냈지만 그 핵심은 매우 간단하다. 기존의 고등교육법 14조2항에 명시된 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였는데, 이 중 정년이 보장되는 트랙에 배치되었던 전임강사가 정년을 보장받기는커녕 시급을 받을 가능성이 큰 강사로 전락되도록 법이 바뀐 것이다. 즉, 법이 개악된 것이다. 개악된 법의 시행령을 만들고 있으니 옳은 방향으로 좋은 내용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시간강사법 통과를 반대했고 시행령 제정 작업 중단과 강사 악법 폐기를 요구해 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간강사법이 왜 기만적인 악법인지에 대해서는 비정규교수노조의 8월 8일자 <기자회견문>과 <강사법 시행령 비판적 분석>에 상세히 나온다. 비정규교수의 입장에서 핵심 문제만 요약하면 이런 것이다.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면서 대학을 기업처럼 운영하도록 관련법과 규정을 만들고 대학은 비용절감을 위해 정규교수보다 비정규교수를 채용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시간강사법과 그 시행령을 통해 교수, 부교수, 조교수, 전임강사만 포함되던 ‘법정교원확보율’ 대신 강사까지 포함하는 ‘교원확보율’ 일정 기준만 지켜도 대학들이 정부 지원을 받는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함으로써(예:2012년 교육역량혁신강화사업) 앞으로 대학들이 정규직인 전임교원을 덜 뽑고 비정규직인 강사 채용을 선호하게 된다. 그런데 강사는 9시간 이상 강의를 해야 교원확보율에 포함되므로 4~5시간씩 강의하던 강사 상당수가 해고를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비정규교수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정규직이 되어야 할 사람들이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면서 대량해고까지 발생하는 최악의 대학 구조조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0831_2.jpg도대체 누가 이런 법의 시행을 원하고 있는가. 적어도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 대부분은 이 법에 반대할 것이다. 비정규교수노조 자체 설문조사결과로는 90% 가까운 당사자들(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정규교수)이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이런 황당하고 치명적인 악법이 고안되고 시행되는 것은 자본의 탐욕 때문이다. 교육 공공성을 파괴하여 대학을 주식회사처럼 운영하면서 이득을 보는 자들이 더 많은 부의 축적을 위해 비용절감 차원에서 비정규교수를 양산하고 줄세우기식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다.

8월 27일의 대학자율화 조치도 본질이 같다. 기존의 펀드와 주식 투자를 넘어 이제 땅과 집에 대한 투기를 조장하는 것은 물론 호텔까지 대학에 들여놓겠다는 발상은 대학을 더 이상 교육기관이나 학문탐구의 장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 자율이라는 미명아래 대학의 진정한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정부와 국회와 사립대학 재단들이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벗어나지 않는 한 사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제도 변화, 체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힘겹지만 멀고도 험한 길을 다시 떠난다. 비정규교수의 단결과 자본에 맞서는 광범위한 연대 투쟁만이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 투쟁일인 오늘, 우리는 긴 호흡 큰 걸음으로 다시 투쟁에 돌입함을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 제대로 싸우기 위해 노조 역사상 최초로 ‘투쟁위원회’를 결성하였음을 선언한다. 교육자들이 살아남기 위하여 또 제대로 가르치기 위하여 투쟁위원회를 결성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교과부와 국회를 규탄한다.

‘강사법 폐기와 대학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투쟁위원회’는 각 대학별 분회가 참가하여 구성하고 앞으로 집회, 선전전, 농성, 해고 대응 등의 활동을 주로 담당하게 된다. 투쟁위원회가 주도하여 2학기 초인 9월 3일부터 교과부 앞 1인 시위를 재개하고 조만간 농성에도 돌입할 것이다. 각 대학 현장에서도 선전전과 항의시위 및 농성과 ‘비정규직 철폐, 강사법 폐기’ 서명 운동 등을 이어갈 것이다. 동맹 휴업을 성사시키고 파업도 불사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국정감사와 대통령 선거에서 교과부의 악행을 쟁점화 시킬 것이다. 우리 투쟁의 단기 목표는 국회에서의 강사법 시행 중단법 통과와 교과부의 시행령 제정 작업 중단이다. 올바른 대안 중 하나인 연구강의교수제 발의와 통과가 국회에서 이루어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설혹 그 어떤 목표도 이루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투쟁은 계속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역사를 개척해 가는 존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온 나라를 뒤흔든 겹태풍도 이제 다 지나갔다. 그 동안 온 국민을 절망토록하고 상상 이상의 악행을 저지른 정권도 이제 그 수명이 다 되어간다. 하루 빨리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고 올바른 대안을 실행토록 하자. 강사법 폐기와 대학 구조조정 저지 투쟁으로 우리도 힘을 보탤 것이다.

우리의 주장
비정규교수 대량해고 시행령 작업 중단하라!
희대의 악법 강사법을 즉각 폐기하라!
전임교원으로 교원을 100% 충원하라!
고등교육재정 확충 교육공공성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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