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4) 스승의 날 교과부 앞 공동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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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5-11 10:06 조회1,168회 댓글0건본문
스승의 날에 즈음한 교과부 앞 공동기자회견
▣ 일시 : 2010년 5월 14일(금) 11:00시 ~11시 40분
▣ 장소 :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골목 쪽)
▣ 주요 참석단체: 민주노총, 한국비정규교수노조, 학생단체(학생행진) 등
<주요하게 외친 구호>
1. 비정규직 천대하는 교과부 장관 각성하라!
2. 강사도 선생이다. 교원법적지위 부여하라!
3. 선생도 사람이다. 선생답게 대우하라!
4. 신성한 학교에서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착취 제도의 원형, 대학시간강사제도를 철폐하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비정규직 스승들을 무시하는가? 교과부의 수장이 어떻게 교육자들의 단체 대표를 이렇게 피하는가? 지난 10년간 교과부 장관은 대학시간강사의 대표 단체를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아니 만나려 하지도 않았다. 왜 그런가? 우리가 비정규직이기 때문인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면담을 하자는 공문을 보낸 지 한참이 지나서야 다른 일정 때문에 어렵다는 통보만 받았다. 지난 수 십 년간 그래왔기에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허나 분노할 만한 일이다. 여전히 학교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교과부의 수장에 대해서 말이다.
건국 초에 강사와 교수는 교원이자 교육공무원이었다. 하지만 박정희 독재정권은 비판적 지식인의 언로를 통제하기 위해 1962년, 「국․공립대학및전문대학강사료지급규정」을 만들어 시간강사제도를 도입했다. 1977년에는 「교육법」의 교원 범주에 전임강사만 포함시켜 시간강사들의 교원지위를 완전히 박탈했다. 전두환․노태우 군부 정권은 사립대를 대폭 늘리면서 전임교원을 별로 충원하지 않아도 대학을 운영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 결과 한국의 시간강사 수는 4년제 대학에서만 5만 5천명을 훌쩍 넘기고, 대학교육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다.
교육의 공공성을 포기하고 대학 자본의 편을 든 건 문민․국민․참여의 외피를 덮어쓴 민간정부조차 마찬가지였다. 문민정부는 1997년 「고등교육법」을 제정할 때 시간강사제도를 유지했다. 2001년 국민의정부 시절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학 시간강사 문제 해소대책>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여기에 시간강사는 “특수한 교과목 운영, 담당 교수 휴직 및 해외 파견 등으로 인한 공백을 보충하기 위한 존재”로 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교원법정충원률이 낮은 대학이 전임교원을 뽑지 않고, 전혀 특수하지 않은 상당수의 교과목을 대학강사에게 맡겨도 이를 계속 방조했다.
그들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책은 아직까지 시행된 것이 별로 없다. 오히려 교육부는 대학강사 3명을 1명의 교원으로 계산해 주는 편법을 쓰기도 했고, 비전업강사의 강의료를 깎기까지 했다.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참여정부는 12대 국정과제의 세부 사항 중 하나로 <학문 후속세대 양성대책 및 비정규직대학교수 대책 강구>를 내걸었지만 지금까지 병아리 눈물 만큼의 강의료 인상과 국․공립대 강사들에 대한 2대 보험(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적용만 겨우 성사시켰다. 최근 대학시간강사에 대한 직장 국민연금 적용이 이슈다. 돈 벌이에 혈안이 된 사학재단들의 반대를 과연 교과부가 어떻게 극복할 지 우린 주시할 것이다.
박정희 정권이 고안하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이 대폭 확산시켰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조차도 확대되고 있는 오래된 착취 제도의 원형, 대학시간강사제도는 이제 다른 공공부문에도 전염이 되었다. 초중등학교에서도 대학시간강사제도를 그대로 베낀 기간제 교사와 시간강사가 수 만명씩 넘쳐 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실질적인 기간제 공무원 제도가 대학에 하나 둘 도입되더니, 이제 이명박 정권은 한 술 더 떠 전국에 시간제 공무원 제도 또한 도입하려 한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이 넘쳐 나는 데 어떻게 다른 부문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학교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철폐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과 교육부는 권한과 보수 및 신분 보장 없는 껍데기 교원 제도를 도입하거나, 교원의 교육과 연구의 일부 기능만 떼어내 소수에게만 그것을 부여한 뒤 그들을 교원으로 간주하는 고등교육법 개악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산학협력교원과 강의전담교원은 반쪽짜리 교원제도이므로 도입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사학재단들은 앞으로 전임교원을 거의 뽑지 않을 것이다. 교수사회는 기간제나 반쪽짜리 교원으로 넘쳐나고 자본의 논리만 판치는 대학 사회는 지금보다 더욱 황폐해 질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들은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자신들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자문하고 잘못된 결정을 철회하기 바란다.
사회통합위원회의 강좌교수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실권도 없는 위원회에서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는 가상하지만, 강좌교수제를 하려면 5천명 정도가 아니라 전 대학에서 최소 5만명 규모로 전면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적 차원에서 권한과 처우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동일하게 보장되도록 하면서 대학별로 인센티브를 더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대학 강사들의 10% 정도만 ‘간택’되어, 법정강의시수보다 더 많이 일하면서도 1인 가구 표준생계비 정도 밖에 못 받으며, 의사결정에서의 권한도 제대로 없는 그러한 껍데기 교원만 양산할 뿐이다. 좀 더 진지한 고민을 거친 대안을 내 놓기를 기대한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어느 날, 우린 무너져 가는 교육 현장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교과부 관계자들 역시 더 나은 교육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길 기대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고등교육재정을 OECD평균 수준으로 확보하고, 전임교원충원률 100%를 먼저 달성하라!
하나. 정부는 대학시간강사제도를 비롯하여 스승을 ‘시간급’으로 일하도록 하는 각종 제도를 즉각 철폐하라!
하나. 교과부는 강의전담교원, 산학협력교원 등의 반쪽짜리 교원제도 도입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정부는 대학강사들을 시간급에서 해방시키고, 전면적으로 교원법적지위를 부여하여, 교원답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즉각 보장하라!
하나. 정부는 학교내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2010년 5월 14일
암울한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참 스승의 길을 가는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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